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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2003)를 보고. (下)교양 쌓기/애니·드라마·영화 2022. 1.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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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강철의 연금술사(2003년판) + 극장판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 (a.k.a 구강철) 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저는 평론가도 아니고 이송한 공대생이라서 깊이있게 해당 작품에 대해 평가를 내리지는 못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피력하는 제 의견이 틀리다고 생각하실 경우 당신의 말도 옳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니까요 :) 그냥 저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나 보다~ 정도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로는 구강철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아직 작품을 보지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는 걸 권장합니다.
아 그리고 상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직 신강철 안 봤음.. 그래서 원작 내용 모름.. 여기 나오는 내용은 2003년판 기준~!
본론 이어서
2. 캐릭터별 감상평
에드워드 엘릭!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이 작품에서
놀랍게도머스탱이 차애였다면 에드는 최애... 일단 주인공이라서 분량도 많은데다 성격도 시원시원하니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잘생김.ㅋㅋㅋ 브라더후드의 작화보다 여기 작화가 엘릭이 더 수려하게 그려졌다는 평이 많아서 신강철 정주행 할 때 걱정이긴 한데... 뭐 작품 보는데 크게 영향은 없겠지. 쨌든 보통 소년 만화의 주인공들은 잘 생기기보단 개성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에드워드의 경우에는 개성도 있고 (일단 한쪽 팔다리가 강철인 것부터..ㅋㅋ) 잘 생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약간 진격거의 에렌상... (뭐 이 작품이 먼저 나왔으니 에렌이 에드상이긴 함) 둘이 얼굴이 그렇게 닮은 구석은 없는 것 같은데 외면적으로 이미지가 비슷하다. (개인적인 생각임)뭐 얼굴도 얼굴이지만 에드워드가 가장 마음에 든 이유는, 보통의 주인공이 가지는, 권선징악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선의 행동만을 좇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위에서 에드의 성격이 시원시원하다고 한 이유가 이것이다. 가끔 절대선을 띠는 주인공들은 그것을 좇느라 보는 독자/시청자들까지 답답하게끔 이야기를 전개시켜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주인공보다는 히로인에서 그런 경향이 짙다.) 하지만 에드워드의 경우에는 그 나이답게 이상적이면서도, 그 나이답지 않게 현실적이다. 그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이야기에 답답한 부분이 거의 없다. 첫 화에서는 로제를 보고 직접 행동으로 실행하지 않냐며 타박하는 행동이나, 에드워드의 팔다리를 가진 호문클루스(이름이 기억 안 남...)를 다짜고짜 힘으로 제압하며 추궁하는 모습,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을 한 슬로스를 보고도 흔들리지 않았던 모습 등. 특히 슬로스를 해치우는 장면은 에드워드의 정신력에 감탄하기까지 했다. 그전에 알이 슬로스의 유해를 창문에 던져버릴 정도로 흔들렸던 모습과 대비가 되어서 더더욱 그랬다. 음.... 나라면 정말 못했을 것 같다. 엄마의 무덤에서 유해를 파내고, 엄마와 똑같은 모습의 호문클루스를 해치운다는 건.... 그만큼 에드워드가 힘든 일을 겪으면서 '쟤는 가짜야.' 하는 확신을 스스로에게 새길 수 있을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이런 에드워드에게도 이것과 대비되는, '어린' 소년에게서 볼 수 있는 미숙한 모습이 여러 번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에드워드가 항상 입에 붙이고 다니는 "나는 국가의 개다." 이다. 에드워드는 현자의 돌을 찾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즉 자신의 필요에 의해 국가 연금술사직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가 알폰스와 모험을 하는 내내 그는 자신이 국가 연금술사라는 것을 굉장히 자조적으로 생각한다. 그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단어가 '국가의 개'. 에드워드의 스승이 국가 연금술사를 똑같은 멸칭으로 불렀던 것으로 보아, 이러한 사상은 그의 스승에게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물론 작품 내에서 군에 대한 민간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도 맞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그렇게 스스로 군과 국가 연금술사를 비하하면서, 정작 자신은 휴즈나 머스탱 같은 군인들과 잘 지내고, 그들의 보호를 받는다. 또한 그들의 모험은 국가 연금술사라는 자격으로 받는 재정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바꿔 말하면 그들이 그런 삶을 유지하는 데에 가장 필요했던 존재가 바로 군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외면하고, 군부의 호전적인 정책만을 바라보며 군을 비하하는 애드워드의 행위는 보면서 많은 의문을 갖게 했다. 이런 그의 행동은, 그가 아직 미숙하기에 나오지 않나 싶다. 대표적인 인지부조화. 마치 목표했던 대학보다 훨씬 못 미치는 곳에 (반수, 편입 등으로 탈주도 하지 않고) 계속 재학하며 그 대학과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학생을 보는 것 같았다.. (써놓고 보니 내 얘기잖아? 웃프다..^^ㅜ)
하지만 이런 에드워드의 이중적인 태도가 그에 대한 매력을 반감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그 나잇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숙함, 풋풋함이 느껴져서 더 좋았다. 그리고 이러한 예시 외에도 에드워드의 성격 특성상 가끔 앞뒤 생각 안 하고 몰아붙일 때가 있는데, (이것 때문에 등장인물들과의 갈등이 잦다.) 그때마다 알폰스가 제지한다. 알폰스의 사회성 좋고(=인싸. 부럽다.) 착한 성격은 에드워드와 함께 있음으로써 더욱더 빛을 발한다. 반대로 알폰스의 약점인 물러 터진 면은 에드워드와 함께 있으면서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캐릭터 설계를 잘했구나 싶었다.
이전 글에서 '이 작품에서 선역은 알폰스밖에 없다'라고 했었는데, 사실 에드워드는 저지른 일에 비하면 대가를 가혹하게 받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보고 싶다는 이유로 동생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금기인 인체 연성을 시도했다. 에드워드의 죄는 이것 하나. 그러나 그것 때문에 동생의 육체를 잃게 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오른팔+다리를 잃고, 소문에 불과한 현자의 돌에 목을 매며 평생 돌아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고, 애니메이션 끝에서는 혼자 문 저편 세계(여기 기준으로는 현실세계)로 날아가버린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동생도 같이 오긴 했지만... 우리는 독일의 역사를 아니까... 그 후에....ㅠㅠ 물론 동생이 있으니 나으려나..) 계속 현실적인 것에 비유를 하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현자의 돌에 목을 매는 에드워드의 행위는 마치... 잃어버린 공허함을 학벌로 채우려는 n수생을 보는 듯했다. 현자의 돌이 수많은 인간들의 목숨으로 만들어졌음을 처음으로 깨달았을 때 (2쿨 후반) 멈추지 않고 계속 찾으러 나아가는 모습에서 이것을 느꼈다. 이 또한 에드워드의 미숙함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일까. 그러나 최후에는 이것이 다 부질없음을 깨닫고,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현자의 돌도, 현자의 돌에 관한 전설도 전부 없애버린다고 했다. (차 안에서 머스탱과의 대화.) 그 장면은 머스탱과 덩달아 에드워드 또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뭐 결국엔 의도치 않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현자의 돌 수혜자는 결국 에드워드가 된다. 알폰스가 현자의 돌로 에드워드를 살리고, 다시 에드워드는 알폰스를 살리면서 문 너머로 날아가버린다. 애니판 엔딩은 이렇게 끝. 그 후의 전개는 극장판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에서 계속된다.
애니 판에서 에드워드가 있는 곳은 1921년 뮌헨. 극장 판에서는 1923년으로 표시되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2년의 시간이 흘렀음을 알 수 있다. (극장판에서 언급하기론 3년의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에드워드의 스타일링도 바뀌었다! 기존의 땋는 머리에서 그냥 묶는 머리로. 개인적으로 이게 훨~~~씬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 이름도 똑같고 생긴 것도 거의 비슷한 (하지만 목소리와 키는 다른) 알폰스를 만나 로켓 공학을 연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에드. 짐작했겠지만 1923년, 독일은 1차 대전 후 베르사유 조약으로 인해 영토를 잃고, 막대한 배상금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 나라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 못하다. 거기다가 하이퍼인플레이션까지... 극장판은 대체역사물로 진행되는 만큼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이 작품의 대사나 행동 곳곳에서 보여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실존 인물이었던 하우스호퍼, 루돌프 헤스, 괴벨스, 히틀러도 등장해서 더더욱.
2-3년 새 많이 자란 에드워드.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에서 입었던 에드워드의 옷과 머리보다 여기에서 나온 에드워드의 옷과 머리가 진짜 500배 더 잘 어울린다. (개인적인 생각) 문 저편 세계(독일) 씬이 나올 때는 채도가 더 낮게 연출되는 점을 감안하고서도 그렇다. 뭐 자라면서 정변 해서 옷이 사람 빨을 받는 걸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볼 때 에드워드는 채도 높은 옷이나 검은색은 잘 받지 않는 것 같다. 아마 에드워드의 퍼스널 컬러는 가을 뮤트(?!)
ㅠㅠ 넷플릭스에서 강철이 내려가서 구할 수 있는 캡쳐가 한정적이라 위에 썼던 이미지를 재탕... 쨌든 정말 채도 낮고 브라운 계열의 옷이 에드한테 찰떡인 듯. 뭐 개인적인 취향이니 나와는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야기가 산으로 샌 것 같은데, 극장판을 보면서... 전체적으로 느낀 점은 에드워드가 정말 불쌍하다. 였다. 몇 년 동안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자신이 온 세계를 말해도 사람들은 믿어 주지 않고, (그래서 에드워드는 현재 자신이 있는 세계를 '꿈'이라고 했었지.) 기존 세계에 있던 사람들과 생이별한 채 그저 덤덤하게 살아가고 있는 에드워드. 겉으론 무덤덤해 보였지만 작품 곳곳에서 그가 느끼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묻어 나와 보는 사람까지 슬프게 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전혀 슬픈 씬이 아닌데도 눈물 그렁그렁 맺히는 경험을 했다. 에드워드가 등장할 때마다 그냥 자동으로 눈물이 나오더라... 너무 불쌍해서...
킹 브래들리인줄 알았지만 다른 사람이었다~ 이말이야 에드워드는 독일에서 우연히 자신의 동생과 재회하게 되고, (아주 잠깐이지만) 그때 이렇게 말한다. 알이 살아있는 걸 알았으니, 이걸로 됐다고. 내 세계로 다시 안 돌아가도 된다고. 그 당시엔 에드워드의 불쌍한 처지에 너무 이입해서 캐치를 못했었는데, 켜라위키를 보니 이것이 에드워드가 자랐음을 보여주는 대사라고 했다. 여기에 나도 공감한다. 애니메이션에도, 극장판에서도 인물의 사소한 행동, 대사에서 이러한 특징이 드러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 아닐까.
사심을 담아 한 장 더 마지막에 에드워드는 자신의 세계(연금술 세계)에서 사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저 쪽 세계로 되돌아간다. 그 개연성에 대해서도 백번 공감을 했는데, 사실 나도 센트럴에서의 전쟁 씬을 보면서 와... 저 전투기 하나로 국가의 수도 하나를 초토화시킬 뻔했는데, (물론 그 전투기는 머스탱 한 사람 선에서 정리되긴 하지만.) 포탈이 완전히 열려서 작정하고 군대가 들어오면 이 쪽 세계 완전 멸망하겠는데? 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전투씬에서 자세히 보면 아메스트리스와 독일이 사용하는 총기부터가 차이가 난다. 아마 에드워드도 그것을 직감하고 (
ㅈ됨을 감지하고) 자신을 희생해서ㅠㅠ 포탈 문을 닫으려 한 게 아닐까...하지만.. 그런 이유와는 별개로 결말이 슬픈 건 어쩔 수 없다. 그래, 해피 엔딩이긴 하지만.. 비록 나중에 동생과 함께 살게 되긴 했지만... 자신이 온 세계와 그곳의 많은 사람들과는 다시 이별하는 거잖아ㅠㅠ 거기다가 그 후 펼쳐질 일을 생각하면......
미국 망명 가즈아~정말 파란만장한 삶이다, 엘릭 형제!
그리고 그 외 인물들에 대한 짧은 평.
단테 : 만악의 근원. 선한 면이 하나도 없는, 전형적인 악당. 정말 얘 나오고 진상 다 밝혀졌을 때 어이가 없었다. 여태까지 죽이고 싸우고 난리 쳤던 게 전부 얘 하나의 영생을 위해서 벌어졌던 일이었다는 게....;; 그냥 얘한테 이용당한 사람+호문클루스들이 불쌍했을 뿐...
러스트 : 처음엔 전형적인 악당인 줄 알았으나 갈수록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 특히 얼굴 이쁘고 몸매도 좋아서 (부럽다) 나올 때마다 눈 호강했다. 연금술 세계에선 허무하게 죽어서 슬펐는데, 저 쪽 세계에선 스카와 함께 잘 살고 있는 듯.
엔비 : 하.. 진짜 얘 때문에ㅋㅋㅋ 모든 인물들이 뜬금없이 등장하면 일단 ☆.。.:*엔비?・*..☆라고 의심하는 병 생김ㅋㅋㅋㅋ;;;;; 근데 웃긴 건 그 의심의 80% 정도가 들어맞음,,,ㅋ
이름 까먹었는데 에드워드 팔다리 가진 잼민이 : 진짜 애니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짜증만 났던 꼬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에드워드 팔다리를 지 거라고 하질 않나 (뭐 이건 어느 정도 이해한다만) 슬로스보고 갑자기 엄마라고 하지 않나.... (진짜 엄마는 따로 있는데....) 정말 얘 얼굴 볼 때마다 너무 싫었는데 극장판에서는 철들었는지 얌전한 듯 보이더니 드디어 밥값을 했다! 그리고 좀 슬프더라... 욕해서 미안 잼민쓰....
엔딩의 여운,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op들
정말 애니메이션만 끝까지 봤을 땐 여운이 쩔어서 그날 현생을 못 살았다. 잠도 못 자고..... 에드워드가 너무 불쌍했음.....ㅠㅠ 극장판은 그나마 애니보단 여운이 덜 했지만 (그래도 에드가 행복해졌으니까...) 오히려 커피 향기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득하게 기억에 남았다..ㅠㅠ 이 작품을 다 본지 이제 3주가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문득문득 에드워드 생각이 나 슬퍼질 때가 있다. 이 이유 중에 하나가 엘릭 형제가 자신의 세계(연금술)가 아닌 이쪽 세계(현실 세계)를 살아가기 때문인 것 같다. 계속 자신의 세계에 살았으면 그래도 판타지니까 선을 그을 수 있는데, 안 그래도 입체적인 캐릭터인데 설정마저 20세기 독일에서 살아간다고 해버리니... 실제 역사 속에 있을 것 같다..ㅠㅠ
약간 논외지만 처음에 문 저편의 세계가 나왔을 때 (좀 뜬금없긴 했지만) 소름이 돋았다. 여태껏 판타지 세계만 봐 오다가 갑자기 세계 1차 대전 당시 런던의 모습이 나오면서... 정말 익숙한 디자인의 참전 권유 포스터. 그리고 비행선까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익숙함을 느껴버리니 놀랍고 정말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강연에서 마음에 들었던, 1쿨 op와 4쿨 op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위 : 1쿨 op, 아래 : 4쿨 op.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의 1쿨 op에 비해 4쿨 op는 영상도, 노래도 많이 어두운 것을 느낄 수 있다. 엔딩에 치닫을수록 암울해지는 이야기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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