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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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성장취미/글 2023. 9. 13. 13:48
요즈음 건강이 안좋다. 몸 건강과 마음 건강 둘 다. 감기란걸 걸려본 적 없었던 내가 올해는 툭 하면 아프고, 코로나까지 걸린다. 운동 부족이라 그런가 싶어 피티도 끊어서 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요 근래 쌩쌩했던 정신 건강도 올해 들어 급격하게 나빠짐을 느낀다. 물론 사람인지라 감정과 우울에 기복이 있는 건 당연하고, 당연히 지금이 저점에 있는 것 또한 안다. 하지만 스스로 내 상황이 안좋다는 것을 스물 여섯, 적지 않은 나이를 먹은 이 시점에서는 바로 알 수 있다. 이럴 때 예전의 나는 어떻게 극복했더라. 우선, 티를 내면 안 된다. 사람들은 아픈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나도 당연히 그렇다. 몸 건강은 모르겠는데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타인까지 우울하게 만든다. 그건 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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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에 오르다취미/글 2023. 9. 12. 12:45
궤도에 올랐다. 아니 오른지는 한참 된 것 같긴 한데 속도가 너무 빨라서 살이 쓸린다. 궤도에 오르면 함부로 내릴 수 없다. 빠르게 원운동을 하며 아래를 내려다 본다. 나만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와 동생이 보인다. 나는 그들에게 의지할 수 없다. 아니 이미 금전적으로는 충분히 의지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므로 나는 죄인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중간에 내리면 안된다. 내색도 하면 안된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다 이런 순간들을 겪었던 걸까? 그래도 나도 주변에 은사가 있었으면,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내게 조언을 해 줬으면 좋겠다. 가끔 브이로그 유튜버나 주변 친구들을 보면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족에게 먼저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던데,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나마 내 주변에 있는 인물 중 가장 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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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다취미/글 2023. 8. 30. 09:41
많이 힘들다... 아무 할 일도 없는 채로 그냥 쉬고 싶다 하루를 온전히 비워도 항상 할일이 생기고, 할 일이 있고, 그래서 해야하는데... 생각만 하면서 몸은 그럴 힘이 없어서 못 움직이는 게 되니까 쉬는게 쉰 것 같지가 않다 온전히 쉬어본것도 얼마만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행? 혼자 간 게 아니기 때문에 휴식이 아니다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맞춰주는 게 조금 힘들었고 그 동안 내가 해야했었던 수많은 일을 방임해야 햇기 때문에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여행 기간 동안 항상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썼다 누가 누구에게 하는 사과일까... (온전히 쉬고 싶어서 노트북을 아예 안가져갔는데, 별로 효과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에너지는 바닥이다 공부 말고, 일 말고, 과제 말고, 그냥 단순히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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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쓰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취미/글 2023. 7. 28. 04:50
언제부터였을까. 서울 상경한 지 1년 즈음 지난 뒤였나. 나의 이상형의 조건 중 하나로 '동향 사람'이 추가되었다. (혹은 경상도 사람.) 하지만 항상 동향 사람은 만나지 못했었지.. 아무리 우리나라가 표준어(서울말)를 "교양 있는 사람"이 쓰는 언어다 라고 정의했다고 해도- 나에게는 내 고향 사투리가 표준어이자 내 나름대로의 교양이다. 그리고 물 만난 고기가 된 듯 가장 편하다. 20년 넘게 써 온 말과 제법 다르다보니 서울말은, (물론 서울말 자체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당연히도!!) 내가 쓰면 이상하게 가식적이다. 내가 그러한 말을 쓰며 사람을 대할 때도 스스로가 가식적이라는 생각을 조금씩은 해 왔었다. 그 특유의 사근사근함... 남들은 나의 그런 사근사근함을 진심으로 볼 지 모르겠으나 나는 지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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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취미/글 2023. 6. 3. 04:28
이 글은 픽션입니다. ---------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늘 그랬던 것처럼 연채는 우산을 쓰지 않고 비를 맞는다. 빗물이 그의 이마를, 목을, 팔을, 다리를 타고 흘러내림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걷는다. "연채. 연채는 선생님이 볼 때 도덕적인 기준이 너무 높은 것 같아. 조금은 그 부분에 대해서 덜 엄격해도 돼." 언젠가 들었던 선생님의 말. 선생은 그 말을 하며 차트에 무언가를 길게 써 내려갔다. 그는 선생이 무엇을 적었는지 보고 싶었으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비는 까맸다. 그의 흰 옷도 비에 젖어 까맣게 변해가고 있었다. "저기, 선생님... 그럼 저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요?" "그걸 찾기 위해 여기에 왔잖니." 선생은 연채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그러나 여전히 무언가를 적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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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취미/글 2023. 3. 3. 04:07
며칠 전 잠깐 자다 깬 후 모종의 일을 겪고 유달리 영혼이 맑다고 느껴지는 새벽이 있었습니다.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개운한 정신으로 인편을 써 보내고, 라흐마니노프를 들으며 가만히 누워 나의 인생과 꿈에 대해 생각을 해 보기도 하다, 핸드폰 사진첩을 켜서 오랜만에 사진들을 다 넘겨보았습니다. 사진에 담겨있는 나,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짧게는 반년, 길게는 장장 십몇년을 울고 웃고 하며 보냈다는게 새삼 신기해서 마음이 따뜻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장 이번 방학 때 홀로 자취방에서 랩 과제 하느라 상황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궁지에 몰렸다고 느꼈을때, 멀리 대구에서 와주고 회사 반가내주고 아픈데도 나와 준 고등학교 친구들. 나이도 많고 편입생이라 다가갈 수 있을까 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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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특이하게 산다는 건취미/글 2023. 2. 28. 16:30
저번에 또비티아이를 다시 해 봤다. 과거에는 N이 거의 90% 가까이 나올 정도로 극극극극극 iNtp이었는데, 요즈음에는 (특히 편입한 이후로부터) 70대 30 정도로 많이 줄었다. (i도 많이 줄어서 entp intp 왔다갔다한다.) 남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까-싶다. 25년을 넘게 살았지만, 항상 "나는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던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고, 어릴 적엔 쟤 또라이같다.(좋은 쪽으로) 4차원같다. 기발한 생각을 많이 한다. 이런 소리를 많이 듣고 살았다. 조용한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그런 식으로 말하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지 그냥 공감을 못 받고 끝이다.) 남이 A를 생각할 때,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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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해지지 말자취미/글 2022. 7. 14. 01:27
세상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릴 적부터 난, 이상하게 그런 사람들을 많이 접했다. 나보다 머리 좋은 사람, 집안이 좋은 사람, 특정 분야에 재능이 출중한 사람 등등... 그래서 그런가, 2번의 대입 실패 후부터 나 자신을 낮추는 행동이 몸에 베였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운 좋게 붙은 지금 이 학교. 이 학교는 (물론 전 학교도 좋긴 했지만) 이전 학교보다 뛰어난 학생들이 많았고, 그런 학생들 사이에서 나는 볼품없는 돌 같았다. 그래서, 내가 일구어 놓은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스스로 생략한 채 나 자신을 표현했다. "저는 말하는 감자예요."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이전에는 항상 전공 관련 성과를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곤 했는데, 이 마저도 이번 학기 동안에는 올리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