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글
-
(인간) 관계취미/글 2022. 6. 3. 03:55
확진이 되어 격리에 들어갔다. 본의 아니게 네 개 정도 있던 약속이 모두 파토났다. 본의 아니게 사람들과의 (대면) 관계를 맺는 것을 잠시나마 쉬게 되었다. 처음엔 힘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할 만하다. 휴학했던 작년의 나처럼, 온전히 내게 쓸 시간만이 주어져서 여유롭고, 행복하다. 그리고 이렇게 여유로워진 틈을 타서 또 다시 생각해본다. 인간 관계.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과연 내게 어떤 의미일까. 이런 의문을 처음으로 품은 것은 조금 더 지엽적인 분야 - 그러니까, 연애- 에서였다. 혹자는 나를 이상하게 볼 지도 모르겠으나, 요즘 드는 생각은 그렇다. 연애를 꼭 해야 할까? 남녀 (혹은 남남, 여여, 무엇이든.) 사이에 맺어진 '연인'이라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비용은 적지 않다..
-
슬픈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취미/글 2022. 4. 13. 19:23
'슬픈'이라는 수식어를 제외한 이름을 가진 작품이 이미 존재한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 짧은 글의 제목도 어찌 보면 거기서 따온 것일 수도 있겠다. (내용은 완전히 다르겠지만) 20대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대부분은 다사다난했다. 그 중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은 학교를 바꾼 것이다. 이제, 나도 드디어 행복해지는구나 싶었다. (물론, 내가 전적대 때문에 불행했던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이 사건을 빌미로 나의 근본적인 마음가짐을 바꾸고 이젠 인생이라는 길을 조금 더 가볍게 걸어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분명 행복한 것은 맞다.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그 동안 너무 많은 풍파를 겪어서일까, 난 너무 지쳐버렸다. 주인과 사막을 함께 횡단했던 낙타가 목적지에 힘..
-
지금을 그리워하겠지취미/글 2022. 1. 27. 00:41
바로 전 글과 이어집니다. 가끔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글을 볼 때, 내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문구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이번에는 한 플레이리스트의 제목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EWAZ1h-hf4 이전 글에서 나는 세월의 미화라는 제목으로, 과거를 그리워했다. 그러나 내가 깨달은 건,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것이 아니었어. 그동안 갇혔던 '내 인생은 불행하다'라는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났을 때 그곳에 있었던 시절, 쓰리고 아프던 기억의 편린들조차도 서서히 미화되어가는 것을 보며 깨달은 점이 있었다. 아, 내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은, 고되고 힘들어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구나! 이 순간을 폄하하는 나에게 오히려 돌아오는 것은 그리움과 후회뿐이..
-
세월의 미화취미/글 2022. 1. 21. 00:09
2018~19년에 나온 힙합/R&B를 듣다 보면 가끔 그 시절이 생각난다. 정말 여러 일이 많았었는데. 외롭고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추억들도 많았던 그때 그 시절, 내 20대 초반. 그 시절 노래의 도시적인 비트를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서울의 밤거리, 그 찬 공기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수없는 술자리, 안주들과 술냄새, 계산을 하고 길을 나서면 곳곳에 은은하게 펼쳐진 담배 연기와 각종 전단지, 밤늦게까지 했던 아르바이트, 학교 앞에 큰 로데오거리가 있음에도 학생들이 가던 술집들은 따로 정해져 있었지. 팀플을 끝나고 후문에서 먹던 치킨과 맥주, 수없는 번개 모임들, 그리고... 밤을 새던 신촌과 홍대의 PC방, 그리고 첫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 이젠 나이 들어 못하는, 20대 초만의 치기 어린 그 생활..
-
Life is like...취미/글 2022. 1. 20. 23:40
빈으로 시작해서 지노로 끝나는(!) 모 래퍼가 그랬었다 인생은 오렌지색의 터널이라고. 고등학생 시절, 7 to 11을 학교에서 살았었던 그때 그 시절의 나는 인생이 회색빛인 줄만 알았는데 스무 살이 되면, 대학에 입학하면, 인생이 무지갯빛이 될까 하며 덧없는 희망고문을 하였으나 막상 도착한 대학생이라는 세계도 여전히 회색이었더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으로 불시착을 해서 그랬던 것일까, 그 당시엔 그게 원인으로 생각했었더란다 그래서 별을 가꿀 생각보다는 열심히 우주선을 고치는 시늉만 해 왔었다 그렇게 두 번의 시험 비행 후, 다시 세계로 돌아왔다 시험 비행, 남이 보기엔 부질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얻은 것이 참 많았다 가장 큰 수확은 이제는 이 별에서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라는 마음. 그렇게 마음먹..
-
210725 일기취미/글 2021. 7. 25. 03:23
부제 ~ 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나도 어렸을 땐 꽤나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졌었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은 대부분의 세상에서 통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결국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ㅡ 그런 뻔하지만 희망찬 레파토리. 비단 영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제 인생 속에서도 그것이 사실이라는 양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앞다투어 TV에서 말한다. 실패한 자들은 노력이 부족해서, 간절하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그게 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큰 것을 잃은 뒤였다. 공든 탑은 무너질 수 있다. 세상엔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존재한다. 아니, 사실 노력의 결과를 그대로 돌려 받은 이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상은, (심지어 학생들을 교육하는 학교라는 곳마저) 그런 '일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