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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투리 쓰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취미/글 2023. 7. 28. 04:50

    언제부터였을까.

    서울 상경한 지 1년 즈음 지난 뒤였나.

    나의 이상형의 조건 중 하나로 '동향 사람'이 추가되었다. (혹은 경상도 사람.)

    하지만 항상 동향 사람은 만나지 못했었지..

     

    아무리 우리나라가 표준어(서울말)를 "교양 있는 사람"이 쓰는 언어다 라고 정의했다고 해도-

    나에게는 내 고향 사투리가 표준어이자 내 나름대로의 교양이다.

    그리고 물 만난 고기가 된 듯 가장 편하다.

     

    20년 넘게 써 온 말과 제법 다르다보니

    서울말은, (물론 서울말 자체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당연히도!!) 내가 쓰면 이상하게 가식적이다.

    내가 그러한 말을 쓰며 사람을 대할 때도 스스로가 가식적이라는 생각을 조금씩은 해 왔었다.

    그 특유의 사근사근함... 남들은 나의 그런 사근사근함을 진심으로 볼 지 모르겠으나

    나는 지난 20년동안 툭 던지는 무심함이 일상인 양 살아왔기에,

    스스로 서울말을 흉내내며 사뿐사뿐 말하는 동안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나답지 않다'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므로 오래 가까이 만날 사람, (어쩌면 평생의 동반자가 될 지 모르는) 사람은 나와 동향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랑 같은 말을 썼으면 좋겠다.

    특유의 무심한 사투리마저 닮아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아무리 편하게 말을 해도, 그런 나의 말투가 신기하다는 듯 따라하거나 교정하려 들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일상인 양 똑같은 사투리로 받아쳐주는 그런 사람.

    한 번도 내 집이 있었던 적이 없는 서울 지명을 아는 척 읊어대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타향살이의 아픔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을 때, 나는 비로소 편해질 것이므로.

    23년 7월 28일.

    서울 사람인 척 서울말을 쓰며 서울에 사는 것에 지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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