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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4 인생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독립적인가취미/글 2021. 3. 26. 01:44
(설마 그럴 일이 있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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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독립적인가?
에 대한 주제로 제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글입니다.-------------------------------------------------------------
흔히 독립시행, 독립사건이라는 말들을 쓰곤 한다.
거기에 이상하게 꽂혀 골돌히 생각하는 날이 있있다.
모든 사건들은 독립적인가? 독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건들이 있을까?
난 통계학에 대해선 잘은 모르지만, 확률이란 과거의 사실에 기반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매력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야구선수가 이번 타석에서 공일 칠지 말지 예측하는 것은 그의 타율 .333이 영향을 많이 끼칠 것이다.
실제 미래에 안타를 만들지 만들지 않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과거의 행적으로 그것을 판단한다.
그러나 난 이러한 사고방식 자체가 독립을 부정하는 말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의 과거 타석들이 그의 타율에 영향을 끼치고, 이것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이용된다. 그러면 우리가 예측하고자 하는 사건은 이전 사건들에 충분히 영향을 받는 게 되지 않는가. 독립의 정의에 어긋난다.
또한, 미래 타석의 결과가 이 선수의 타율에 반영되는데, 그렇다면, 이 선수가 이번 게임에서 연속해서 2안타를 칠 확률은 0.333 * 0.333 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 첫 번째 타석에서 그 선수의 확률값이 변하고, 그것이 두번째 타석에서 정의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런 작은 사건에도 확률은 시시각각 변한다. 또한, 해당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일(특히 감정과 관련된)로도 우리의 결과는 영향을 받기에 확률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특정 시험을 항상 100점 맞아왔던 조 모양이 사랑하는 사람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시험을 100점 맞을 가능성은 평소 시험을 칠 때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흔히 분위기의 흐름이라고들 한다.
마침내 생각이 여기까지 이른다.
우리의 인생에서 독립적인 사건이라는 것이 있을까?
인생은 매 순간순간마다의 선택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조밀하게 엮여있고, 한 사건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건에 영향을 준다. 흔히 나비효과, 스노우볼 효과라고들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나와 지구 반대편에 사는 낯선 이의 사건은 독립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아침으로 불닭볶음면을 먹을 확률과 지구 반대편에 사는 이가 회사에 가기 위해 타는 버스를 놓칠 확률. 얼핏 보면 전혀 쌩뚱맞아 보이지만 나는 이 또한 종속이라고 믿는다. 다만 관계가 미약할 뿐.
이쯤 되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통계는 어떻게 계산되는지 궁금하다.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수학 문제와 통계 문제를 풀 때는 대부분의 사건이 독립이었고, 종속이라도 사건 A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사건 B의 확률이 명확하게 주어졌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는 B가 명확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통계학자들은 이 B의 요소들을 파악하고 그 요소마다의 확률들을 근사적으로 계산한 뒤 통계를 내는 것에 반영시키는 것일까.
우리 인생의 흐름도, 베르누이 법칙처럼 특별한 공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모로 쓸데없는 고민을 한 날이었다 !'취미 >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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